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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투데이안산

제종길의 우리가 사는 도시 이야기 35

  • 입력 2019.10.13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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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도시에는 완전한 거리가 있다

세계적인 도시계획자이자 건축가인 피터 비숍과 이야기한 적이 여러 번 있다. 그때마다 비스한 질문들을 반목하였는데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하는지요?”, “도시가 지속할 수 있게 하려면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요?”, “관광도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등등이었다. 이런 질문을 할 때마다 보행자 거리, 즉 걷는 거리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 그런 전문가가 있다. 도시 계획가이자 디자이너인 제프 스펙은 그의 저서 ‘걸어 다닐 수 있는 도시: 부와 건강 지속가능성에 대한 해답(Walkable City: How Downtown Can Save America. One Step at a Time)’에서 “살기 좋은 도시에서 가장 훌륭한 기능을 발휘하는 힘은, 바로 워커빌리티(walkability 보행 가능성 또는 보행 친화성)다. … 도시공학자들은 오로지 ‘원활한 교통’과 ‘충분한 주차공간’이라는 두 가지 요소에만 집중했다. 그 결과 도시는 찾아가기 쉽지만, 사람들이 찾지 않는 장소가 되었다.”라고 하였다.

이 두 전문가는 여러 가지 설명을 곁들였는데 인제 보니 ‘완전한 도로(complete streets)’를 만들라는 것이었다. 용어 ‘완전한’ 또는 ‘완벽한’이라는 의미 자체는 썩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사람 중심으로 만들어진 거리라는 뜻임을 직감했다. 도시에서 그 이상의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완전한 도로란 모든 이용자가 안전하고 편리하며, 편안하게 이동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된 거리이다. 기존의 자동차 중심의 도로를 불완전한 거로 인식한 것이다.

모든 이용자란 왜 이동하는지와 관계없이 자동차 운전자뿐만 아니라 보행자, 자전거 타는 사람 또는 대중교통 탑승자 등 모든 연령층과 다양한 역량을 가진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을 염두에 두고 교통 네트워크를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도로를 계획, 설계, 운영 그리고 유지하는 거리가 완전거리다.
 


어떤 도시에도 거르지 않은 길, 위험한 건널목 그리고 빠르게 움직이는 교통량 등 보행자를 힘들게 하는 거리가 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완전한 거리’를 만들자는 운동이 생겨났다. 완전한 거리에서는 보행자와 자전거 타는 사람 그리고 대중교통 이용자에게 일반 자동차 운전자와 같은 우선순위를 두었다.  처음 시작은 안전한 공공장소와 고성능의 지속 가능한 교통 네트워크가 가능한 거리를 설계하여 모든 사용자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에 목표를 두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도로 프로젝트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과 보행자의 요구를 가장 먼저 미국 오리건주와 플로리다주에서 들어 주었다. 

나중에, 연방 고속도로 관리국과 미국 교통부의 정책에도 완전한 거리의 개념을 포함했다.  미국의 많은 시민 단체들뿐만 아니라 미국 은퇴자 연합(AARP: American Association of Retired Persons), 미국 설계협회와 미국 조경건축가회는 전미 완전거리 연합(National Complete Streets Coalition)을 결성하고, 2004년부터 완전한 거리 운동을 시작하여 관련 정책과 전문 관행의 개발 및 이행을 촉구했다.

현재까지 미국에서 1,140개 이상의 기관이 완전한 거리 정책을 수용하여 전국적으로 총 1,200개 이상의 정책이 채택되었다.  이러한 활동의 ​​성공으로 활발한 교통수단 홍보, 보다 기능적이고 매력적인 거리 경관 조성 그리고 교통사고 감소라는 측면에서 성과를 거두어 다른 국가에서도 유사한 개념을 채택하게 하였다.  지금은 브라질과 인도 그리고 영국과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의 여러 나라까지 이 완전한 거리는 좋은 도시의 중심 개념이 되고 있다. 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 Institute)의 간략한 지침은 다음과 같이 제안하였다.

‘활동적인 거리 풍경’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경험을 공유하는 공간이 풍성하면 좋다. 상업, 소매 및 음식 서비스와 같은 대화식 사용의 혼합은 활동적인 거리 풍경을 만든다. 상업, 소매, 음식 서비스가 거리 풍경을 풍성하게 뿐만 아니라 거리에 색과 다양성을 더한다. 

또한, 광장은 군중을 끌어들이고 보행자의 이용을 늘릴 수 있다.  통신 및 사교를 위해 스마트 폰에 의존하는 시대에는 공용 와이파이가 있으면 좋다. ‘적절한 보행자를 위한 조명이 있어야 한다.’ 거리 조명은 교통과 범죄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제공한다. 조명은 공간의 경험에도 영향을 준다.  ‘녹색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 나무, 관목 그리고 잔디가 있는 공간을 녹색경관(greenscapes)이라 하며 도시에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혜택을 제공한다.  

녹색 지역은 지하수 매장량을 보충하고, 열섬효과를 완화하며, 오염된 공기를 정화한다. 일부 식물은 토양의 유해 오염 물질을 자연적으로 정화한다. ‘ 거리 가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길거리 가구는 공공장소의 좋은 경험을 갖게 하고, 사람들을 활동적으로 하는 잠재력이 있다. 벤치와 의자로 거리를 예쁘게 만들고 벽, 건물, 나무 침대 그리고 화분과 연계할 수 있다. 보행자가 휴식을 취하고 즐기며 보행과 자전거 통행을 장려한다.

‘자전거 시설은 필수다.’ 거리를 자전거 친화적으로 만드는 것은 완전한 거리 만들기의 중심 개념이다. 잘 보호된 자전거 차선을 도입한 후  근거리 통근에 자전거를 선택하는 사람들의 수가 많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간판과 안내판도 중요하다.’ 교통 표지판은 보행자, 자전거 타는 사람, 운전자 모두에게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고안되어야 한다. 

보행자의 우선순위를 강조하고, 표지판은 운전자에게 교차로의 위치를 예상토록 명확하게 경고하고, 보행자가 선호하는 교차로 위치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장애인을 비롯한 누구에게나 편한 접근성이 있어야 한다.’ 바쁜 도시를 거니는 것은 장애가 있는 사용자는 물론 누구나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 

건물과 마찬가지로 도로는 능력, 장애 또는 나이와 관계없이 특별한 도움이 없어도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거리의 표면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 거리와 공공장소의 재료 선택은 내구성, 지속가능성, 안전 그리고 사용자 경험에 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 다공성 아스팔트, 투과성 콘크리트 그리고 연질 포장재와 같은 투과성 포장재는 비침투성 재질보다 훨씬 바람직하다.  환경친화적 소재들은 빗물 유출을 줄이고 유지 보수가 적으며 수질을 향상한다. 

완전한 거리 디자인은 시민들에게 더 나은 도시로 나아가게 한다. 미국 메인(Maine)주 포틀랜드(Portland)시는 시민 공모전을 통해 ‘완전 도시’에 대한 비전 아이디어를 구하였다. 도시의 미래를 위한 조치였다. 350개가 넘는 작품이 제출되었고 정직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많았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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