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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투데이안산

제종길의 우리가 사는 도시 이야기 (69)

  • 입력 2021.01.27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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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계획자들이 꼽는 미래 도시, 로테르담

 

 

로테르담은 네덜란드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돈은 로테르담에서 벌고, 암스테르담에서 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물류와 경제 중심지인 유럽에서 가장 큰 항만도시이다. 2차 대전 당시 독일군 침공 시 로테르담 블리츠 (Rotterdam Blitz)로 불리는 공중폭격으로 폐허화 되었으나, 도시계획과 재생사업으로 오늘날 도시를 재창조하여 완전히 탈바꿈한 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필자가 로테르담을 방문하였을 때도 여전히 도시 건설을 진행형이었고, 항구 주변에는 빌딩군이 특이한 경관을 구성하고 있어 전문가들이 말하는 실험적인 건축물 전시장임을 확인하였다. 2020년 현재 인구는 약 65만 명이며, 180개 이상의 국적을 가진 시민들이 함께 사는 다문화 국제도시다. 로테르담으로부터 강과 수로, 도로 그리고 철도로 유럽 대륙 내로 연결되는 교통망으로 해서 이 도시는 ‘유럽으로 가는 관문’과 ‘세계로 가는 관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도시는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점진적으로 재건되었다. 1980년대에는 시민들에게 편이한 거주 시설과 여가 시설을 만들어 살기 좋은 도심으로 만들었으며, 1990년대에 재개발된 강의 남쪽 부둣가 지역인 콥반자이드(Kop van Zuid)에 사진 박물관, 뉴 룩소르 극장 등의 문화 시설과 더불어 대형 건축물인 로테르담 타워, KPN 타워 등이 세워져 스카이라인을 형성해 도시의 면모를 일신해 나갔다.

이곳의 카페와 상점 거리는 쾌적하고 걷기가 좋아 방문객들이 즐길 수 있는 여건을 갖추었다. 이런 노력으로 2015년에는 어바니즘 아카데미(the Academy of Urbanism)가 오래가거나 가장 개선된 도시 환경을 가진 도시에 수여하는 올해의 유럽 도시가 되었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높은 건물 상위 다섯 개는 모두 로테르담 연안에 있으며, 현재 가장 높은 건물은 마스토렌(Maastoren)으로 지상 44층(높이 165m)이다. 2022년에는 215m 높이 59층 주거복합빌딩인 데 잠하븐(De Zalmhaven)이 완공되어 순위가 바뀔 예정이다. 미래 도시의 틀이 차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로테르담은 현대 건축의 최첨단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혁신해 나가는 도시다. 새로운 건축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여 도시를 재건해 온 것이다. 이 도시는 45도 기울어진 입방체 건물인 쿠부스 보닌엔(Kubuswoningen, 영어로 cube houses) 혁신 주택단지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마크탈 로테르담(Markthal Rotterdam)은 사무 주거 건물이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큰 천장 예술 작품을 보유하고 있어 유명하다. 이 건물은 국제쇼핑센터협의회(International Council of Shopping Centers)로부터 세계 최고의 쇼핑센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중앙역인 로테르담 센트랄(Rotterdam Centraal)은 2014년 브루넬 상(Brunel Awards)과 일광 품질이 뛰어난 건물로 뽑려 네덜란드 비엔날레 상인 생활 일광 상(Living Daylight Award)을 받았다.

 

 

이러한 건축물만으로 로테르담이 미래 도시가 될 수는 없다. 지속 가능성 중시 정책이 필요하다. 로테르담은 줄곧 지속 가능성을 정책 추진 시 가장 우선시했다. 로테르담 항은 열 네트워크 효율을 높이고, 탄소 발자국을 조절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지속 가능한 항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심의 지상 지하철역인 린하븐(Rijnhaven) 인근에는 플라스틱 등을 재활용한 수상 공원과 같은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다.

또 도시가스 회사인 스타트하스(Stadgas)는 잔존 음식쓰레기로 바이오 가스를 만든다. 이곳의 에라스뮈스 대학교(Erasmus University)는 자체적으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열정을 가지며 ‘에라스뮈스 지속 가능성 날’을 통해 시의 인식을 증진하고 있다. 이 행사는 5일 동안 계속되며 매일 사회, 환경, 정치 문제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진행되는데 지난해에는 60개 이상의 기업과 400명 이상이 참석하였다.

이 역동적인 도시는 포르투갈의 포루투와 함께 2001년 유럽 ​​문화의 수도가 되었고, 2015년에는 론리 플라닛(Lonely Planet) 2016년 최고 도시 여행지 10곳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또한, ‘로테르담 기후 이니셔티브(RCI)’는 로테르담 지역의 경제를 촉진하는 동시에 2025년까지 CO2 배출량을 50% 줄이는 것을 목표로 2006년부터 시작하였다. 이것은 2020년까지 30% 감축이라는 네덜란드의 국가 목표보다 더 야심 찬 목표다.

네덜란드 국토의 60% 이상이 해수면 아래에 있어 물 관리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다. 지형적 특성과 기후 변화에 대한 취약성으로 로테르담은 오히려 지구 온난화 분야에서 최고의 지식을 축적할 수 있었다.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물을 저장하는 워터 플라자(Water Plaza), 즉 물 광장을 건설하여 대응하고 있다. 도시의 특정 공간에 의도적으로 물을 모으고 더 느린 속도로 배출하는 혁신적인 계획이다.

건조한 날씨에는 다른 공공 광장처럼 운영되다가 비가 오면 주변 거리의 물이 광장으로 흘러 들어간다. 광장으로 들어가는 배수구에는 필터가 설치되어있어 더러운 물이 차지 않는다. 이 계획은 물을 흡수하는 옥상 정원과 녹색 지붕과 함께 작동한다. 강 하구에 있는 도시인 로테르담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을 관리하는 선도적인 사례이다. 로테르담은 2015년 ‘C40의 적응 계획 및 평가상’을 받은 세계 10대 도시 중 하나였다.

자전거는 네덜란드에서 일반적인 교통수단이다. 로테르담과 주변 지역은 자전거 타기에 최고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도시의 건축물과 강과 수로 그리고 항구와 자연경관을 보면서 공원과 야외 녹지로 이어 달릴 수 있는 600여 km의 사이클 도로가 있다.

로테르담은 ‘행사와 인센티브 여행(Conference & Incentive Travel: C & IT)’이라는 마이스(MICE) 관련 기관에서 주는 2015년 '최우수 단거리 목적지'의 한 곳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로테르담에서는 늘 도시 전문가를 위한 여러 이벤트와 워크숍이 열린다. 건축가가 도시계획자들이 꿈의 도시로 여길 정도로 창의적인 많은 시도와 도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전 세계 도시 전문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는 도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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