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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투데이안산

제종길의 우리가 사는 도시 이야기 79

  • 입력 2021.06.1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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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드나무의 도시 루저우의 변신

 

가끔 인터넷에서 숲처럼 생긴 빌딩이 나오거나 건물이 살아있는 나무로 덮여있는 영상도 이따금 보게 된다. 어떤 경우는 빌딩의 내외부를 공원처럼 나무를 빽빽이 심어 주목을 받는 예도 있다. 일본 오사카의 난바파크(Namba Park)가 좋은 사례인데 2003년에 완공된 이 종합쇼핑몰은 건물 내외부 300여 종 7만여 그루를 심어서 녹화하였다. 공원이 건물 속으로 들어왔다 하여 관광지로도 큰 인기를 끌었지만 정작 더 주목을 받은 것은 도시의 재생에 새로운 경관의 창출을 유도한 사례로써 미국의 그랜드캐넌을 모티브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수 있게끔 설계한 것으로 주제는 ‘자연과의 공생’이었다.

당시로서는 첨단이었다. 녹지는 사람들을 평안하게 경관을 아름답게 만들기도 하지만 온도를 크게 낮추었다. 대기 온도가 31.1℃ 일 때 일반 콘크리트 옥상의 온도는 45.6℃인데 난바파크는 29.2℃여서 16.4℃ 차이를 보였다. 기후변화로 온난화가 점차 심화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건축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난바파크 이후에는 후쿠오카나 자카르타에 유사한 개념의 빌딩이 등장했었지만 비교적 최근에 일부 도시에서 수직 숲(vertical forest) 빌딩이 등장하고 있다. 난징이나 하노이 등인데 도시 자체를 수직 숲 빌딩으로 건설하고 있는 사례도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중국의 가장 남쪽에 있는 광시성의 인구 380여만 명인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최대의 산업도시인 루저우(柳州)가 이 부분에서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이곳은 소수민족인 ‘좡족특별자치구역’으로 좡족(壯族)을 비롯한 둥족(侗族), 먀오족(苗族) 등 27개 소수민족이 살고 있는데 전체 인구의 약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따라서 다양한 문화적 유산과 생활양식을 남아있는 독특한 지역이다. 1939년대 말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있었던 곳으로 우리와도 인연이 있다. 중국에서도 오래된 고장으로 기원전에 세워진 도시이다. 18세기에 바뀐 이 도시의 이름이 이러한 변신을 예견한 듯하다. 버들 ‘유(柳)’ 자를 쓰고 있으니 그야말로 버드나무, 나무의 도시인 것이다.

오늘날 세계의 수많은 도시가 콘크리트로 둘러 쌓여있고 녹지 면적이 더이상 늘지 않고 있다. 기후변화의 위기가 코 앞인데 말이다. 루저우에서는 도시가 자연과 다름없이 함께 존재할 수 있다는 새로운 개념으로 도시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도심 외곽 북부 류강 강변에 175헥타르에 새로운 신도시- 수직 숲의 빌딩군을 건설하고 있다. 모든 건물은 나무로 덮여있는 자연 중심 도시이다.

전 세계 여러 도시에 녹지를 도시에 확장하려는 움직임은 새로운 트렌드라고 할 수 있지만 30,000명 정도 주민들이 거주하게 되는 한 지역 전체를 수직 숲 빌딩으로 한 계획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지금까지의 도시 개발은 자연과 기존의 땅에 자라고 있는 많은 나무를 파내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이 새로운 도시는 도시 건설과 함께 새로운 자연을 창출해내는 방식이다.

 

 

희망컨대 이 방식은 자연생태계에 좋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건강에도 더 나은 생활 환경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루저우의 숲의 도시의 식물과 나무는 100여 종에 약 100만여 그루가 매년 10,000톤의 이산화탄소와 57톤의 오염 물질을 흡수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기 중 해로운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것 외에도 나무와 식물은 매년 약 900톤의 산소를 생산할 것이며 나무만도 40,000그루가 넘을 것이라 한다. 그리고 도시의 평균 기온도 낮아질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스테파노 보에리 건축회사(Stefano Boeri Architeetti)가 고안한 것으로 이 저명한 건축회사는 이미 여러 도시에서 같은 방식의 빌딩을 건축한 바 있다. 일반 도시와 비교할 때 도시 온도를 낮추는 것은 물론이고, 빌딩을 장식하는 식물들은 주변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이웃한 생태계들 사이에서 생태 다리와 서식지 기능을 하면서 지역 생물다양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숲의 도시는 지열과 태양 에너지와 같은 재생에너지원으로 자급자족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또한, 완전히 스마트한 도시가 되어 상업 구역, 주거 지역, 레크리에이션 공간, 병원 그리고 두 개의 학교가 온라인을 연결될 것이다.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열차 고속철도로 루저우의 원도심과 연결된다.

유로 뉴스에 따르면 위에서 언급한 건축회사의 대표인 이탈리아 건축가 스테파노 보에리가 도시숲을 홍보하기 위한 글로벌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오염을 줄이고 기후변화를 역전시키기 위해 도시에 더 많은 숲과 나무를 늘리기를 희망한다. 이 캠페인은 건축가, 연구원, 부동산 개발자 및 NGO를 포함하여 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사람에게 녹색 도시 경관이 갖은 여러 장점을 생각하도록 한다.

현재 도시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므로 숲을 늘리는 것은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한다. 더 나아가 녹지 공간에 접근하면 특정 질병의 위험을 줄이고 기대 수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였다. 이 건축가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수직 숲 타워(Vertical Forest Towers)’ 디자인으로도 유명하다.

루저우에서 이 실험이 성공한다면 국내와 전 세계의 녹색 도시 디자인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엄청난 사업은 본래 계획대로라면 2020년에 완료될 예정이었으나 아직 완공되었다는 소식이 아직 없어 궁금하지만 기후변화 위기에 봉착한 도시들에 대단한 도전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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