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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투데이안산

제종길의 우리가 사는 도시이야기 89

  • 입력 2021.10.1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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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라는 코펜하겐

 

2001년에 코펜하겐(덴마크어로는 괴벤하운 København, 이 글에 나오는 지명은 덴마크어로 적되 우리에게 익숙한 지명인 코펜하겐만 영어로 적는다.)을 방문한 적이 있다. 덴마크의 해안 습지복원 사례 지역을 찾으러 코펜하겐에 있는 덴마크조류협회로부터 안내를 받기 위해서였다. 도시의 첫인상은 화려하지 않으며 차분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건물이나 색상이 단순하지만 분명한 디자인을 느낄 수 있고 깨끗하고 잘 정리된 거리 경관을 보며 왜 이 도시를 ‘동화에 나오는 도시’ 같다고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거리엔 자전거가 아주 많았다. 차도와 인도 사이에 자전거 도로가 있고 자전거들이 계속 이어 달리니 조심하지 않으면 바로 사고가 날 것 같았다. 물론 이것도 필자에겐 좋은 인상을 주었다.

‘상인의 항구’라는 뜻을 가진 덴마크의 수도인 코펜하겐은 오랫동안 북유럽 국가(노르딕 국가)의 정치와 스칸디나비아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지도만 보아도 짐작할 수 있다. 공룡이 입을 벌리고 있는 모양 같은 노르웨이와 스웨덴, 그 입 앞에 놓인 먹잇감처럼 보이는 곳이 덴마크다. 발트해 입구에 손가락 모양으로 돌출한 형태인데 가장 동쪽에 있는 섬 셀런(Sjælland 영어로는 Zealand)에서도 가장 동쪽에 있는 곳이 코펜하겐이다.

그러니까 북유럽에서 가장 왕래가 잦은 중심지일 수밖에 없었고 역사적으로 15세기 초에 이 상업도시는 덴마크의 수도가 되었다. 르네상스 기간 현재의 북유럽 지역 전체를 덴마크 군주가 통치하였으니 코펜하겐은 15세기부터 16세기 초까지 1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스칸디나비아의 문화와 정치, 경제 중심지로 번영했다. 이 도시의 동쪽은 덴마크와 스웨덴을 사이에 두고 좁은 해협인 외레순 해협(Øresund Sound)이 있는데 맞은편에는 스웨덴 제3의 도시 말뫼(Malmö)가 있다.

2000년에는 외레순 대교를 건설하여 철도와 도로로 개통하였다. 외레순 대교가 생기고 나서 코펜하겐은 스웨덴의 말뫼와 점점 더 통합되어 외레순 지역을 형성한다. 2021년 1월 1일 현재 코펜하겐의 인구는 799,033명이며, 광역 코펜하겐 지역은 약 134만 명이고, 전체 주변 지역의 인구는 200만 명이 넘는다.

코펜하겐에는 국제적인 입지를 가진 다수 박물관과 미술관들이 있다. 덴마크 국립 미술관은 12세기부터 현재까지 아우르는 수많은 컬렉션이 있는 미술관이다. 덴마크 화가 외에도 루벤스, 렘브란트, 피카소, 마티스, 등등 많은 미술가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이 도시는 요리의 도시로도 유명한데 미슐랭 스타를 받은 15개 이상의 레스토랑이 있으며, 스칸디나비아 도시 중 가장 많은 레스토랑이 있다.

특히 레스토랑 노마(Noma)는 노르딕 요리로 2010년, 2011년, 2012년, 그리고 2014년에는 223점으로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선정되었다. 2018년 재개장하여 여전히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고급 레스토랑과 는 별도로 전통 덴마크식 음식인 스뫼레브브뢰드(smørrebrød)라는 오픈 샌드위치를 제공하는 소박한 식당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코펜하겐은 맥주 도시이기도 하다. 칼스버그 맥주는 1847년부터 양조 되었으며 덴마크 맥주와 동의어로 사용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양조장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코펜하겐에서만 100여 곳이 넘고 있다.

 

 

코펜하겐은 운하, 사이클링 문화, 강한 경제, 행복한 지역 주민이 특징인 독특한 도시로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는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다. 시민의 기대 수명을 높이고, 건강의 더 나은 기준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하고, 더 생산적인 삶과 평등한 기회를 지속적으로 장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른바 ‘롱라이브 코펜하겐(Længe Leve København)’이다. 시는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운동하도록 장려하고 술과 담배 줄이는 또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다.

여행잡지 모노클(Monocle)에서는 코펜하겐을 올해 연례 삶의 질 조사에서 1위가 되어 네 번씩이나 1위를 차지한 도시가 되었으며, 2014년에는 유럽의 녹색수도로 선정되었다. 2019년에 외국인에게 가장 살기좋은 도시로, 2020년에는 건강도시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관련된 수많은 수식어가 있다. 안전한 도시, 평화로운 도시, 최고의 여행도시, 일과 삶이 균형 잡힌 도시 등이다.

또 코펜하겐은 세계에서 가장 환경친화적인 도시 중 하나다. 높은 환경 기준에 맞추기 위해 헌신한 결과로, 코펜하겐은 녹색 경제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14 글로벌 녹색경제지수 (GGEI: Global Green Economy Index)에서 두 번이나 최고의 녹색 도시로 선정된 바 있다. 2001년에는 코펜하겐 연안에 대형 해상 풍력 발전 단지가 건설되었다. 그것은 도시의 에너지의 약 4%를 생산하고 있다. 이미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배출량을 21% 줄임으로써 큰 진전을 이루었다.

이 도시는 현재 연간 약 2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배출량을 116만 톤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년에 승인된 새로운 계획은 2025년까지 CO2 배출량을 약 400,000톤으로 더욱 줄일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코펜하겐은 2025년까지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업 및 주거용 건물은 전기 소비를 각각 20%와 10% 감소시키고, 2025년까지 총 열 소비량은 20% 감소할 계획이다. 최신 건물에서 태양전지 패널과 같은 재생 가능 에너지 기능이 점점 더 일반화되고 있으며, 지역난방은 폐기물 소각 및 바이오매스로 2025년까지 탄소 중립으로 만들려고 한다.

독특한 것은 2025년까지 여행의 75%는 도보, 자전거 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는 것이다. 더나아가 2025년까지 자동차의 20~30%가 전기 또는 바이오 연료로 운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4억 7,200만 달러(약 5,625억 원)의 공공 기금과 47억 8천만 달러(약 5조 6,973억 원)의 민간 기금이 투자될 예정이다. 이러한 야심 찬 목표는 시민들이 환경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참여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 도시에서 사용되지 않는 전기는 코펜하겐의 나머지 수십만 톤의 운송 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해 덴마크의 다른 지역으로 수출될 것이라고 한다.

덴마크 수도에서는 어디서나 직장과 학교에 갈 때의 36%는 자전거로 이루어지며, 20,000명 이상의 자전거 이용자들이 피크 시간대에 도심에 들어와 자동차나 보행자와 공유하지 않는 약 400km의 자전거 도로를 가득 채운다. 2011년부터 2년 단위로 평가하는 코펜하겐지수(Copennagenize Index)에서 코펜하겐은 2015년부터 세계에서 가장 자전거 친화적인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2위는 암스테르담이다.

현재 자전거 수는 인구수를 능가한다. 자전거 이용자의 75%가 일 년 내내 자전거를 타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펜하겐 시장은 한 인터뷰에서 “시민으로서 도시로서의 우리의 초점은 더 나은 삶에 관한 것입니다.”라고 말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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