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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흥선 칼럼] 항가울산

기사승인 2022.07.07  09: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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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가울산

 

얼마 전 안산시 평생학습과 주관으로 문해교사연수가 서울 은평구 평생학습관에서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한 강사가 안산시의 자랑이나 특징에 대해 누가 세 가지만 말해줄 수 있냐고 하길래 필자는 주저 없이 손을 들고 대답했다.

첫째 도심녹지율이 전국최고 수준으로 사는 곳에서 5분이면 산이나 숲이 많은 공원을 갈 수 있고, 둘째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가 있어 일자리가 풍부하고, 셋째 전철 등 교통망이 잘 구축되어 있는 도시라고 말했다. 그렇다.‘안산(安山)’ 한자지명처럼 시내 곳곳에 옹기종기 뒷동산과 같은 아담한 산들이 사방 어느 곳이든 있다.

휴일이면 발 디딜 틈이 없는 한남 정맥의 기를 이어받은 수암봉은 움츠린 봉황의 풍수(風水)로 항문이 시내쪽을 향해 있어 늘 풍족한 재물을 배설한다고 한다. 와동과 월피동 고잔동에 걸쳐 드넓게 덕(德)과 같은 숲을 펼치고 있는 광덕산(廣德山)은 안산의 또다른 닉네임으로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수암봉(秀岩峯)이 남성과 아버지의 강인함을 갖고 있는 산이라면 광덕산은 포근한 어머니의 품속과 같은 산이다. 광덕산의 정기는 남(南)으로 뻗어 안산시청 뒷산(중앙공원)으로 연결된다.

시청 뒷산도 높지는 않지만 봄에는 온갖 꽃들의 향연이 펼쳐지고 특히 만추(晩秋)의 낙엽 쌓인 오솔길을 걷노라면 잠시나마 삶의 시름에서 벗어나서 인생을 생각하는 사색의 시간을 갖게 한다. 필자는 이 오솔길을 걸으면서 공직생활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적지 않은 영감(靈感, Inspiration)을 얻곤 했다. 광덕산에서 뻗어 내린 중앙공원은 표현하자면 안산시의 구심점인 큰아들(長男)과 같은 산이라고 하고 싶고 수암봉에서 갈라진 성포동 노적봉은 인공폭포와 장미꽃으로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큰딸(長男)과 같은 산이라고 부르고 싶다.

필자는 올 들어 항가울산의 사랑에 푹 빠져있다. 옛 약수터 뒤로 하늘 높이 빽빽이 키를 자랑이라도 하는 듯한 갈참나무 숲을 따라 거친 숨을 몰아쉬며 오르다보면 온갖 새소리와 쏜살같이 숲을 가로지르는 고라니를 만난다. 운이 좋은 날은 여러 번 고라니들의 즐거운 뜀박질을 보면서 동물의 낙원에 온 듯한 착각을 느끼게 된다.

오솔길을 따라 내려가면 해양연구소 뒤편의 들판이 펼쳐지는데 이곳에는 보리수, 오디, 개복숭아 등 자연이 선물하는 야생 과수(果樹)들을 만날 수 있으며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산나물 바구니를 든 할머니를 보고 인사를 건 낸 적도 있었다. 구거(溝渠)를 건너면서 오른쪽으로 난 둘레길을 따라 진입하게 되면 하늘이 안보일 정도의 시원한 삼림(森林)을 여유있게 걷게 되는데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곳을 항가울산의 백미(白眉)로 친다.

능선을 따라 가뿐 숨을 몰아쉬며 쉬지 않고 가면 항가울산의 정상인 용두봉(龍頭峯정상석이 없어 아쉽지만)을 밟게 되며 오른쪽 명휘원 가는 방향으로 백여미터 아래에 아담한 정자가 있어 물 한 모금 마시며 잠시 쉬어갈 수도 있다. 정자 아래로 내리막길을 잡으면 명휘원과 해안로쪽으로 내려갈 수 있지만 필자는 항가울로 육교를 건너가다가 오른쪽 휴암산 방향으로 발길을 옮긴다. 휴암산 초입의 밤나무 숲은 봄에 특별한 꽃향기를 선물한다. 휴암산 정상 부근은 바람이 많다.

따라서 필자는 이곳을 풍곡(風谷바람골)이라고 부르는데 풍곡을 따라 백여미터를 가면 정상이 있다. 높지는 않지만 발아래로 갈대습지공원과 안락(安樂)한 사동 주택단지의 모습을 내려다 볼 수 있고, 북쪽으로는 수암봉, 광덕산, 노적봉도 한눈에 들어온다. 이따금 어디에서 날아 왔는지 백구(白鷗기러기)가 떼를 지어 주택가 상공을 나는 모습에 漢詩의 한구절이 생각난다. 山氣日夕佳(산기운은 저녁 햇빛에 더욱 아름답고), 飛鳥相與還(나는 새들도 서로 더불어 둥지로 돌아오네), 此間有眞意(이러한 자연 속에 참다운 삶의 뜻이 있으니) 欲辨已忘言(말로 표현하려해도 할 말을 잊었네).

휴암산에서 내려와 오던길을 따라 걷다가 좌측으로 용정암을 들러 정상쪽을 우회하는 계단으로 방향을 잡아 오르면 빽빽한 소나무 숲길을 걸으면서 산행의 또 다른 묘미(妙味)를 느낄 수 있다. 용두봉에서 다시 사색에 잠겨본다. 동서남북 모두 주택가와 연결되어 남녀노소 사시사철 시민들의 삶에 여유를 찾게 해주고 건강을 지켜주는 안산시의 앞산으로 액운을 막고 복을 지키며 한양대학교에 정기(正氣)를 불어넣는 항가울산은 안산의 왕세자손(王世子孫)으로 표현하고 싶다.

투데이안산 jun@todayansan.co.kr

<저작권자 © 투데이안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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